혹시 열심히 작성한 보고서나 논문을 다시 읽어보며 "내용은 좋은데 왠지 일기처럼 느껴진다"고 생각한 적 없으신가요?
비즈니스와 학술 분야에서 글의 전문성은 '누가 썼는가'보다 '전달하는 정보가 얼마나 객관적인가'에서 결정됩니다. 이때 가장 강력한 도구가 바로 3인칭 시점입니다.
오늘은 독자에게 신뢰를 주는 3인칭 글쓰기를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4가지 핵심 원칙과 실전 팁을 정리해 드립니다.
3인칭 글쓰기란 무엇인가?
글쓰기에서 시점은 정보를 전달하는 화자의 위치를 결정합니다. 전문적인 글쓰기에서는 화자가 어디에 서 있느냐에 따라 글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1인칭 (나 / 우리): 작성자가 글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경험과 주관적 견해를 직접 전달합니다.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지만, 공적인 문서에서는 자칫 사적인 의견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 2인칭 (당신 / 여러분): 독자를 직접 지칭하며 대화하듯 정보를 전달합니다. 주로 실용 가이드나 명령문, 교육 자료에서 독자의 행동을 유도할 때 사용됩니다.
- 3인칭 (그 / 그녀 / 특정 명칭): 작성자가 한 발짝 물러나 외부 관찰자의 입장에서 사실을 기술합니다. 정보를 전달하는 주체와 대상을 객관화하여 기술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보고서, 기사, 학술 논문에서 가장 선호되는 방식입니다.
3인칭 글쓰기는 작성자의 감정을 배제하고 사실과 데이터가 스스로 말하게 함으로써 글 전체의 권위와 신뢰를 확보하는 기술입니다.
주관적 대명사 제거하기
3인칭 글쓰기의 첫걸음은 문장에서 작성자의 존재감을 지우는 것입니다. '나', '저희', '우리'와 같은 1인칭 대명사가 문장에 등장하는 순간, 독자는 해당 내용을 정보가 아닌 작성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받아들일 위험이 있습니다.
- 수정 전: "나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 수정 후: "본 프로젝트는 시장 분석 결과 높은 성공 가능성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TIP: '나'를 주어로 쓰고 싶을 때는 구체적인 조직명, 직함, 혹은 '본 연구'나 '본 보고서'와 같은 단어로 대체해 보세요. 문장의 무게감이 달라집니다.
한국어에 자연스러운 주어 설정
영어의 'He/She'를 직역한 '그'나 '그녀'라는 표현은 한국어 문어체에서 매우 부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전문적인 글에서는 대명사 대신 대상자의 성함, 직함, 혹은 역할을 명확히 지칭하는 것이 가독성을 높이는 비결입니다.
- 부자연스러운 예: "그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고, 그녀는 데이터를 분석했다."
- 자연스러운 예: "담당 연구원은 설문 조사를 실시했으며, 분석 파트에서는 결과 데이터를 취합했다."
💡TIP: 주어를 반복해야 할 때는 '해당 인물', '해당 기관', '관련 당사자'와 같은 표현을 적절히 섞어 사용하면 문장이 한결 매끄러워집니다.
중립적 서술의 원칙
3인칭 서술의 핵심은 '관찰자'의 태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작성자가 느끼는 감정이나 주관적인 판단을 담은 형용사보다는, 관찰 가능한 사실과 수치에 집중해야 합니다.
- 주관적 표현: "신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뜨겁고 훌륭했다."
- 객관적 표현: "신제품 출시 후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5점 만점에 4.8점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확인했다."
💡TIP: "매우", "엄청난", "훌륭한" 같은 수식어 대신 구체적인 근거(데이터, 사례, 인용구)를 제시하세요. 독자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때 글을 더 신뢰합니다.
시점의 일관성 유지
글을 쓰다 보면 초반에는 3인칭을 잘 유지하다가, 결론 부분에서 "앞으로 저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이라며 다시 1인칭으로 돌아가는 실수를 자주 범합니다. 시점이 흔들리면 글 전체의 논리적 구조가 약해 보일 수 있습니다.
- ✔️체크리스트:
- 문서 전체에 '나', '저', '우리'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가?
- 작성자의 개인적인 감상이 섞인 문장은 없는가?
- 주어를 명확히 특정할 수 있는가?
자주 묻는 질문 (FAQ)
Q: 3인칭으로만 쓰면 글이 너무 딱딱하고 지루해지지 않나요?
A: 비즈니스와 학술 글쓰기에서 '딱딱함'은 곧 '신뢰'와 연결됩니다. 독자는 작성자의 친근함보다 정보의 정확성을 원합니다. 만약 부드러움이 필요하다면 문체를 바꾸기보다 문장의 연결성을 다듬어 가독성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Q: 공동 저자가 있는 프로젝트인데 '우리'라는 표현을 쓰면 안 되나요?
A: 학술 논문이나 공식 보고서에서는 '우리'라는 표현 대신 '연구진', '위원회', '본 팀'과 같은 집합적인 3인칭 명사를 사용하는 것이 국제적인 표준이자 더 전문적인 방식입니다.
Focus on structure first, then refine with rules and reader exper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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