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정 A: 왕국 최고의 검사. 말수가 적고 냉정하다.
설정 B: 몰락한 가문을 복권시키려 왕실 재판에 집착하지만, 타인의 도움을 받으면 빚을 졌다고 느껴 일부러 더 차갑게 말한다.
캐릭터 설정 방법은 두 번째 문장처럼 다음 장면을 쓰게 만드는 기준을 잡는 일입니다. 이름, 외형, 성격 키워드가 있어도 그 인물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 앞에서 멈칫하는지 보이지 않으면 대사와 행동이 쉽게 흔들립니다.
좋은 설정표는 항목이 많은 문서보다 짧아도 다시 꺼내 쓰기 쉬운 문서입니다. 장면이 바뀌어도 같은 사람처럼 선택하고 말하게 만드는 기준이 들어 있어야 합니다.
좋은 설정
설정표를 열기 전에 먼저 한 문장으로 물어보면 좋습니다.
이 인물은 무엇을 얻고 싶고, 무엇 때문에 그 앞에서 망설이는가?
이 질문에 답이 있으면 웹소설, 웹툰, 게임, AI 캐릭터 모두에서 설정이 덜 흔들립니다. 매체마다 표현 방식은 달라도 캐릭터가 선택하는 이유는 필요하니까요.
처음 적은 설정은 완성본으로 고정되지 않습니다. 초안을 쓰고, 장면에 넣어보고, 실제 문장 안에서 조정하면서 더 분명해집니다.
1단계. 역할과 욕망
역할은 이야기 안에서 캐릭터가 맡는 자리이고, 욕망은 그 인물이 움직이는 이유입니다. 주인공, 조력자, 라이벌, 게임 NPC, AI 대화 상대처럼 이름은 달라도 중심 질문은 비슷합니다.
이 캐릭터는 왜 이 장면에 있어야 하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설정은 장식처럼 남습니다. 욕망이 보이면 평범한 설정도 장면을 끌고 갑니다.
역할
역할은 직업보다 넓게 적어보세요.
- 주인공: 사건을 직접 선택하고 대가를 치르는 인물
- 라이벌: 같은 목표를 다른 방식으로 추구하는 인물
- 조력자: 도움을 주지만 자기 욕망도 가진 인물
- NPC: 플레이어의 선택을 압박하거나 세계관을 보여주는 인물
욕망
웹소설 주인공: 사라진 동생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황실 기록관에 들어가려 하지만, 권력자 앞에서는 말을 아끼는 습관이 있다.
게임 NPC: 플레이어에게 약초를 팔지만, 사실은 폐쇄된 숲길을 다시 열 단서를 찾고 있다.
AI 채팅 캐릭터: 사용자의 글을 차분히 고쳐주고 싶어 하지만, 단정적인 평가보다 질문으로 생각을 열어준다.
2단계. 결핍과 금지선
결핍은 캐릭터가 반복해서 잘못 선택하는 이유입니다. 금지선은 급한 상황에서도 넘지 않는 행동 경계입니다. 이 두 가지가 있으면 캐릭터가 흔들릴 때도 아무렇게나 움직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냉정한 검사”에게 결핍과 금지선을 붙이면 반응이 달라집니다.
위협을 받았을 때: “증거 없이 겁을 주는 건 오래 못 갑니다.”
부탁을 받았을 때: “도와드리죠. 대신 이 일은 제 이름으로 기록하지 마십시오.”
칭찬을 받았을 때: “그런 말은 판결문에 쓰이지 않습니다.”
여기서 결핍은 도움을 빚으로 느끼는 마음입니다. 금지선은 증거 없는 공격에 편승하지 않는 태도이고요. 말투가 차가워도 선택 기준이 있으니 캐릭터가 더 선명해집니다.
3단계. 외형과 습관
외형은 키, 머리색, 옷차림만 채우면 금방 잊힙니다. 독자가 다시 떠올리게 하려면 왜 그렇게 보이는지가 붙어야 합니다.
웹소설은 반복 가능한 묘사 문장이 유리합니다. 웹툰은 실루엣과 색이 먼저 들어오고, 게임은 플레이어가 알아볼 행동 단서가 도움이 됩니다.
웹소설: 그는 늘 장갑을 벗지 않았다. 악수를 피하려는 예의처럼 보였지만, 손등의 낙인을 숨기기 위한 습관이었다.
웹툰: 회색 제복, 붉은 안감, 눈을 마주치지 않는 측면 구도를 반복한다.
게임: 대화 전에는 항상 동전을 세 번 튕기고, 거짓말 선택지 앞에서만 손을 멈춘다.
외형과 습관은 욕망, 결핍, 관계 중 하나와 연결될 때 장면마다 꺼내 쓰기 쉬워집니다.
4단계. 말투와 대사
말투는 존댓말 여부보다 문장 길이, 단어 선택, 피하는 표현에서 더 잘 드러납니다. 같은 사과 장면도 캐릭터에 따라 리듬이 달라야 합니다.
직설형: “제가 틀렸습니다. 다시 확인하고 바로잡겠습니다.”
회피형: “그때는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다르게 보입니다.”
농담형: “이번엔 제 입이 먼저 달렸네요. 수습은 제가 하겠습니다.”
대사는 여러 후보로 써보면 빨리 잡힙니다. 어떤 문장이 캐릭터의 욕망과 결핍을 가장 잘 품는지 비교해보세요.
이 단계에서 문장 후보를 직접 비교하고 싶다면 센텐시파이를 보조 도구로 쓸 수 있습니다. 선택한 텍스트를 불러와 여러 결과 후보와 변경점 하이라이트를 보면서, 캐릭터 말투가 유지되는지만 가볍게 확인하면 충분합니다.
5단계. 관계와 갈등
캐릭터는 관계 안에서 더 선명해집니다. 기대, 빚, 오해, 경쟁이 생기면 같은 성격도 장면마다 다른 압력을 받습니다.
관계도는 친한 사람 목록에서 멈추지 말고, 장면에서 무엇이 부딪히는지 적어보세요.
- 상대: 황태자
- 겉관계: 공식 후원자
- 진짜 긴장: 가문 복권을 도와주지만 대가를 숨긴다
- 장면 행동: 캐릭터는 감사 인사를 짧게 끊고, 부탁받은 일의 조건을 먼저 확인한다
라이벌도 단순히 방해하는 사람으로 두면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목표가 겹치거나 방식이 충돌할 때 장면의 힘이 생깁니다.
6단계. 장면 반응 테스트
설정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는 위기, 유혹, 거절, 칭찬, 실패 장면에 넣어보면 빠르게 드러납니다. 초안을 다시 보며 구조와 표현을 고치는 과정에서 캐릭터의 기준도 더 또렷해집니다.
테스트 질문
-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누구를 실망시킬 수 있는가?
- 모욕을 들었을 때 바로 반응하는가, 기억해두는가?
- 칭찬을 받으면 받아들이는가, 의심하는가?
- 부탁을 거절해야 할 때 어떤 말을 먼저 꺼내는가?
- 실패했을 때 책임을 지는가, 이유를 찾는가?
- 비밀이 들킬 위험 앞에서 무엇을 포기하는가?
- 친한 사람이 틀렸을 때 감싸는가, 바로잡는가?
- 긴 대화가 이어질 때 AI 캐릭터의 말투가 처음 설정과 같은가?
답이 전부 비슷하게 나오면 반응 폭이 좁을 수 있습니다. 답이 매번 엇갈린다면 욕망, 결핍, 금지선 중 하나가 아직 덜 정리된 상태일 수 있고요.
7단계. 설정표 정리
설정표는 길수록 좋은 문서가 아닙니다. 장면을 쓰기 전에 다시 볼 수 있을 만큼 짧고, 대사와 행동을 고를 만큼 구체적이면 됩니다.
핵심 요약
캐릭터 설정표 핵심 항목 이름, 역할, 욕망, 결핍, 금지선, 외형 단서, 습관, 말투, 관계, 장면 반응을 한 화면 안에 정리해보세요. AI 캐릭터라면 성격 설명보다 응답 규칙, 대표 대사, 금지 말투, 장기 대화 테스트 질문을 더 구체적으로 적는 편이 좋습니다.
샘플 설정표
- 이름: 윤서하
- 역할: 몰락 가문의 복권을 노리는 검사
- 욕망: 왕실 재판에서 가문의 누명을 벗기고 싶다
- 결핍: 도움을 받으면 약점이 잡혔다고 느낀다
- 금지선: 증거 없는 고발에는 가담하지 않는다
- 외형 단서: 낡은 장갑, 단정한 제복, 눈을 오래 마주치지 않는 습관
- 말투: 짧고 건조하다. 감정 표현보다 조건과 증거를 먼저 말한다
- 관계: 황태자의 후원을 받지만 대가를 의심한다
- 장면 반응: 칭찬에는 침묵하고, 부당한 비난에는 기록을 요구한다
각 항목은 핵심 욕망과 이어져야 장면에서 잘 쓰입니다. 한 항목이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면 작가도 다음 행동을 고르기 어려워집니다.
문장으로 다듬기
설정표가 정리되면 본문, 콘티, 캐릭터 프롬프트에 들어갈 문장으로 바꿔야 합니다. 긴 설명을 그대로 옮기면 캐릭터가 딱딱해 보일 수 있으니, 욕망과 말투가 동시에 보이는 문장을 골라보세요.
원문: 윤서하는 냉정하고 똑똑한 검사이며 몰락한 가문 때문에 상처가 있다.
수정문: 윤서하는 감사 인사보다 증거 목록을 먼저 내미는 검사다. 가문을 되찾고 싶지만, 누군가의 호의가 빚으로 남는 순간 한 걸음 물러선다.
수정문이 더 쓰기 쉬운 이유는 정보가 많아서가 아닙니다. 독자가 장면을 상상할 수 있는 행동과 말투가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결과를 그대로 고르기보다, 변경점 하이라이트를 보며 캐릭터의 욕망과 말투가 살아 있는 문장을 남기는 방식이 잘 맞습니다.
10분 점검
설정표를 완성하기 전에는 새 항목을 더하기보다 이미 쓴 항목이 서로 연결되는지 보는 편이 낫습니다.
- 역할과 욕망이 한 문장으로 말해지는가?
- 결핍이 실제 선택 실수로 드러나는가?
- 금지선이 위기 장면에서도 유지되는가?
- 외형 단서가 성격이나 과거와 이어지는가?
- 말투가 문장 길이와 단어 선택으로 구분되는가?
- 관계도에 기대, 빚, 오해, 경쟁 중 하나가 보이는가?
- 장면 반응 테스트에서 캐릭터다운 답이 나오는가?
- AI 캐릭터라면 대표 대사, 금지 말투, 반복 테스트 질문이 있는가?
마지막으로 캐릭터 소개문 한 줄과 대표 대사 세 개를 써보세요. 그 문장들이 같은 사람에게서 나온 것처럼 느껴진다면 설정표는 이미 꽤 쓸 만한 상태입니다.
문장 후보를 조금 더 다듬고 싶을 때는 센텐시파이로 표현을 비교해보며, 캐릭터의 목소리가 흐려지지 않는 쪽을 고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