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음에? 있으매? | 헷갈리는 맞춤법
"당신이 있음에 감사합니다"가 맞을까요, "있으매"가 맞을까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정답, 지금 바로 확인하고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세요.
Dec 02, 2025
단어의 선택이 곧 문장의 품격
우리가 글을 다듬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전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정확하고 아름다운 그릇에 담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종종 발음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혹은 익숙하다는 이유로 전혀 다른 논리를 가진 단어들이 혼용되곤 합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있음에'와 '있으매'입니다.
이 두 단어는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문장 안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완전히 다릅니다. 하나는 '존재'를 증명하고, 다른 하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작가의 의도를 100% 구현하기 위해 꼭 구분해야 할 우리말의 섬세한 디테일, 오늘은 그 한 끗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인과관계를 나타내는 '있으매'
'있으매'는 어떤 사실을 전제로 하여 뒤이어지는 사실의 원인이나 근거를 나타낼 때 씁니다. 옛스러운 표현(고어 투)이지만, 문장에 문학적인 깊이와 진중함을 더해줍니다.
- 공식: 문장 중간에 '-(으)니', '-(으)니까', '-때문에'를 넣어서 말이 된다면 '있으매'가 맞습니다.
- 예시: "건강한 신체가 있으매(있으니까)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존재 사실을 지칭하는 '있음에'
'있음에'는 '있다(Exist)'를 명사처럼 만든 '있음'에, 장소나 대상을 뜻하는 조사 '에'가 붙은 형태입니다. 즉, '있다는 사실 그 자체'를 가리킬 때 사용합니다.
- 공식: '있는 것에', '존재하는 데에'로 바꿔서 말이 된다면 '있음에'가 맞습니다.
- 예시: "역경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있음에(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어떤 표현을 써야할까?

"오늘도 평안한 하루를 보낼 수 [ 있으매 / 있음에 ] 감사한다."
이 문장은 문맥에 따라 해석이 갈릴 수 있는 고난도 문장입니다.
- '있으매'를 쓴다면: "평안한 하루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이유) 감사한다"는 뜻으로, 인과관계가 명확해집니다. (주로 기도문, 감사문에서 선호)
- '있음에'를 쓴다면: "평안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상태)에 대해 감사한다"는 뜻이 됩니다.
💡Tip: 문장의 맛을 살리고, 앞뒤 내용을 부드럽게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싶다면 '있으매'를 추천합니다.
한눈에 보는 비교 분석표
구분 | 있으매 (Connection) | 있음에 (Existence) |
핵심 의미 | 이유, 원인, 근거 | 존재, 머무름 |
형태 분석 | 어간 '있-' + 연결 어미 '-(으)매' | 명사형 '있음' + 부사격 조사 '-에' |
바꿔보기 | ~이므로, ~때문에, ~니 | ~있는 것에, ~존재함에 |
영어 뉘앙스 | Since / Because | In the existence of |
사용 예시 | "그대가 곁에 있으매 두렵지 않다." | "네가 내 곁에 있음에 감사한다." |
실전 테스트
다음 문장에서 올바른 표현을 골라보세요.
- "신이시여, 당신이 항상 제 곁에 ( 있으매 / 있음에 ) 저는 길을 잃지 않습니다."
- "우리 회사의 경쟁력은 차별화된 기술력이 ( 있으매 / 있음에 ) 있다."
- "사랑하는 가족이 ( 있으매 / 있음에 ) 나는 오늘도 힘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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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및 해설]
- 있으매: 곁에 있기 때문에(Since) 길을 잃지 않는다는 인과관계입니다.
- 있음에: 기술력이 존재한다는 것(In the existence) 자체를 의미합니다.
- 있으매: 가족이 있기 때문에(Because) 힘을 낸다는 뜻이 자연스럽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있으매'는 너무 옛날 말 같지 않나요?
A. 맞습니다. 일상적인 대화보다는 격식 있는 편지, 연설문, 기도문, 문학 작품에서 주로 쓰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표현을 적재적소에 쓰면 글의 격조가 높아지고 작성자가 어휘력이 풍부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Q. 맞춤법 검사기에서 '있으매'를 오류로 잡는데 무시해도 되나요?
A. 네, 무시하셔도 됩니다. 대부분의 알고리즘은 사용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있음에'를 우선 추천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문맥상 '이유/원인'이 확실하다면 여러분의 판단을 믿으세요.
Q. 띄어쓰기는 어떻게 하나요?
A. 두 표현 모두 앞말과 붙여 쓰는 것이 원칙인 어미와 조사 결합형이므로, '있다'의 어간에 바로 붙여 씁니다. (평안할 수 있으매 / 평안할 수 있음에)
마무리
'있음에'와 '있으매'. 발음은 비슷하지만 담고 있는 논리는 다릅니다.
단순히 맞춤법을 지키는 것을 넘어,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존재의 확인'인지 '감사의 이유'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단어를 선택해 보세요. 그 작은 디테일이 글의 신뢰도를 결정합니다.
헷갈릴 땐 딱 하나만 기억하세요. '때문에'로 바꿀 수 있다면, 정답은 '있으매'입니다.
Focus on structure first, then refine with rules and reader exper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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