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다 가늘다 차이: 두께와 지름의 법칙
다리가 얇다? 아닙니다. 아직도 혼동되는 얇다 vs 가늘다 차이점. 두께와 너비의 개념으로 완벽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Dec 02, 2025
"다리 얇아졌다"가 칭찬이 될 수 없는 이유
"우와, 살 빠지더니 다리가 진짜 얇아졌다!"
혹시 다이어트에 성공한 친구에게 이렇게 칭찬한 적 있으신가요? 칭찬의 의도는 완벽했지만, 아쉽게도 맞춤법은 틀렸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두께와 지름을 혼동해서 사용합니다. 특히 신체 부위를 말할 때 '얇다'라는 표현이 '가늘다'라는 표현을 잡아먹고 있는 상황인데요.
TV 자막에서도 종종 틀리는 이 표현, 오늘 확실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한눈에 보는 비교표
구분 | 얇다 (Thin) | 가늘다 (Slender/Fine) |
기준 | 두께 (높이의 차이) | 지름 (둘레, 폭의 너비) |
모양 | 넓은 판 | 긴 선이나 원통 |
반대말 | 두껍다 | 굵다 |
대표 예시 | 종이, 옷감, 이불, 책, 입술 | 다리, 팔, 손가락, 실, 빗줄기 |
우리가 '얇다'와 '가늘다'를 혼동하는 진짜 이유

① '다리'는 원통형입니다
나무판자처럼 넓적한 물체의 두께가 적을 때는 '얇다'가 맞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다리, 팔, 손가락은 둥근 원통형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다리가 굵다"라고 하지 "다리가 두껍다"라고 잘 안 하죠? 반대말이 '굵다'이므로, 맞는 표현은 "다리가 가늘다"가 됩니다.
- (X) 다리가 얇다
- (O) 다리가 가늘다
② 글씨체도 '가늘다'가 맞습니다
요즘 폰트 디자인에서 'Thin' 웨이트를 쓰다 보니 "글씨가 얇다"라고 많이 표현하시는데요. 글씨는 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선은 두께가 아니라 굵기로 표현하죠.
- (X) 펜이 너무 얇게 나온다.
- (O) 펜이 너무 가늘게 나온다.
③ 언어의 오용과 잠식 현상
'두껍다'와 '굵다'는 비교적 잘 구분해서 쓰지만, 유독 '얇다'와 '가늘다'는 혼용이 심합니다. 초기에는 신체 부위에만 잘못 쓰이다가, 이제는 모든 사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언어학적으로 보면 '얇다'라는 표현이 '가늘다'라는 낱말의 고유한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 셈입니다. 방송 자막이나 인터넷 글에서도 오용이 빈번하다 보니, 올바른 표현인 '가늘다'가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지는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나고 있죠.
헷갈리는 표현 퀴즈 (OX)
✏헷갈릴 땐 무조건 반대말을 넣어보세요!
Q1. 허리가 ( 얇다 / 가늘다 )
정답: 가늘다
- 허리가 '굵다'고 하죠? 그러니 '가늘다'가 맞습니다. (단, 뱃가죽 층을 꼬집으며 말할 땐 얇다가 될 수도 있겠죠?)
Q2. 머리카락이 ( 얇다 / 가늘다 )
정답: 가늘다
- 미용실에서도 자주 틀리는 말! 모발은 실처럼 긴 원통형이므로 '굵다/가늘다'를 써야 합니다.
Q3. 목소리가 ( 얇다 / 가늘다 )
정답: 가늘다
- 소리의 파장도 선의 개념으로 봅니다. "목소리가 굵다"의 반대니까요. (단, 고음이라서 귀를 찌르는 듯할 땐 '가늘다', 소리에 힘이 없을 땐 '여리다' 등을 씁니다.)
Q4. 스테이크 고기가 너무 ( 얇다 / 가늘다 )
정답: 얇다
- 고기는 넓은 면적(덩어리)의 두께를 말하니까요. "고기가 두껍다"의 반대!
자주 묻는 질문 (FAQ)
Q. '책이 가늘다'는 왜 안 되나요?
A. 책은 입체적인 면을 가진 육면체입니다. 책의 부피감을 말할 때는 두께(Layer)의 개념이므로 '얇다/두껍다'를 써야 합니다.
Q. 요즘은 다들 섞어 쓰는데 굳이 구분해야 하나요?
A. 물론 의미 소통에는 지장이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휘의 해상도'가 높은 사람은 더 정확하고 세련된 인상을 줍니다. 특히 보고서나 공식적인 글쓰기에서는 정확한 어휘 선택이 신뢰도를 결정짓습니다.
마무리
아직도 헷갈리시나요? 딱 하나만 기억하세요.
"굵은 것의 반대는 가는 것, 두꺼운 것의 반대는 얇은 것!"
오늘부터 친구에게 "너 다리 진짜 얇다!" 대신, "너 다리 진짜 가늘다! 라인이 살아있네!" 라고 정확하게 칭찬해 주는 건 어떨까요? 듣는 사람도 기분 좋고, 우리말도 지키는 일석이조의 습관이 될 것입니다.
Focus on structure first, then refine with rules and reader exper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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