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와 '소통'하는 행위입니다. 부모님께 남기는 짧은 메모부터 비공개 일기, 혹은 학술 논문에 이르기까지, 글쓰기는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화면이나 종이 위로 옮기는 과정이죠. 이렇게 아이디어가 언어를 통해 전달되는 흐름을 우리는 '담화'라고 부릅니다.
이 글에서는 담화가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효과적인 글쓰기를 위해 알아야 할 4가지 유형에 대해 알아봅니다.
담화란 무엇인가요?
담화는 언어를 사용하여 아이디어, 통찰,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여기에는 소설이나 시 같은 문학 작품은 물론, 비문학적 산문도 모두 포함됩니다. 언어학적으로 담화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일 문장보다 길어야 하며, 일관된 목적과 의미를 지녀야 합니다.
담화는 전달 방식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문어적 담화: 에세이, 블로그 포스팅, 책 등 글로 쓰인 작품으로 구성됩니다.
구어적 담화: 프레젠테이션, 브이로그(Vlog), 구두 보고 등 말로 전달되는 형태입니다.
시민적 담화: 다수의 참여자가 동등한 입장에서 참여하는 말이나 글을 의미하며, 주로 공공의 주제를 다룹니다.
이 가이드에서는 주로 문어적 담화(글쓰기)에 집중하겠지만, 여기서 다루는 원칙들은 말하기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소통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글쓰기(문어적 담화)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담화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아이디어의 공유입니다. 물론 작가에 따라 정보 전달, 설득, 혹은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과 같은 추가적인 목표가 있을 수 있습니다.
흔히 '담론'이라는 단어는 학술적이거나 진지한 토론을 연상시키곤 합니다. 물론 그런 토론도 포함되지만, 담화가 반드시 학문적이거나 무거운 주제일 필요는 없습니다. 주제가 무엇이든, 아이디어와 발견을 공유함으로써 지식의 흐름을 시작하거나 덧붙이는 것이라면 모두 담화의 목적에 부합합니다.
글쓰기 담화의 4가지 유형
담화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으며, 이는 일반적인 '글쓰기의 4가지 유형'과도 매우 유사합니다. 이 두 가지 개념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으므로 함께 익혀두면 글쓰기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1. 묘사
묘사적 담화는 독자의 감각에 호소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시각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장면이나 사물을 눈앞에 그려지듯 표현하거나, 소리나 감촉에 대한 묘사를 통해 독자가 그 상황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듭니다.
2. 서사
서사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전달되는 담화입니다. 소설일 수도 있고 실화일 수도 있으며, 전기, 역사, 뉴스 보도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서사적 담화는 주제나 의미를 다른 유형처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이야기 속에 은유적으로 담아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설명
설명적 담화는 독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과학 보고서, 비교/대조 에세이, 사용 설명서, 학술 개념 설명 등이 대표적입니다. 설명문은 독자를 설득하거나 영향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교육하고 알려주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4. 논증
설명과 달리, 논증적 담화는 독자가 특정 입장에 동의하도록 설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특히 논리를 사용합니다. 논증은 공격적이거나 방어적인 글쓰기가 아닙니다. 저자의 주장이 왜 올바른지를 논리를 통해 증명하고, 독자가 그 논리를 따라 스스로 결론에 도달하도록 이끄는 글쓰기입니다.
담화의 3가지 기능적 범주
위의 4가지 유형 외에도, 담화는 기능에 따라 시적, 표현적, 실용적이라는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하나의 글은 특정 유형에 속하면서 동시에 특정 범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예: 서사적이면서 동시에 시적인 글)
1. 시적 담화
시적 담화는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비유적 언어, 운율, 리듬 등 시적 요소에 의존합니다. 이름과 달리 시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소설이나 희곡 등 문학성이 짙은 글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2. 표현적 담화
표현적 담화는 "창의적이지만 허구는 아닌" 글을 말합니다. 블로그 포스팅, 일기, 개인적인 편지, 수필 등이 대표적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드러내는 글쓰기입니다.
3. 실용적 담화
실용적(거래적) 담화는 독자를 가르치거나 구체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제품 설명서, 가이드북, 업무 매뉴얼 등이 이에 해당하며, 명확한 정보 전달과 행동 촉구가 핵심입니다.
담화의 예시
1. 표현적/서사적 담화 예시: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거릴 때처럼 정신이 은화(임금)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머릿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파라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놓소. 가증할 상식의 병이오." — 이상, 소설 <날개> 중에서
작가의 내면 심리와 자아 분열적인 상태를 서사적이면서도 매우 개인적이고 표현적인 언어로 담아낸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2. 시적 담화 예시:
"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 진달래꽃 /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 놓인 그 꽃을 /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 김소월, 시 <진달래꽃> 중에서
운율과 반어법 등 시적 장치를 사용하여 이별의 정한을 절제된 아름다움으로 표현한 시적 담화의 예시입니다.
3. 논증적/설명적 담화 예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 김구, <나의 소원> 중에서
독자를 설득하고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명확한 논리와 진심 어린 호소를 담은 논증적 담화의 훌륭한 사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s)
Q. 담화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A. 담화는 글이나 말을 통해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모든 과정을 의미합니다. 문장보다 긴 단위의 의미 있는 소통을 말합니다.
Q. ‘담화’와 ‘시’는 어떻게 다른가요?
A. 담화는 메시지 전달이 주된 목적인 글쓰기를 통칭하는 반면, 시는 비유적 언어와 양식화된 형식이 특징인 글쓰기의 한 형태입니다. 하지만 두 개념은 배타적이지 않으며, 시 또한 담화의 한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Q. 담화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나요?
A. 크게 4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1. 묘사: 감각적 표현
2. 서사: 이야기 전달
3. 설명: 정보 전달
4. 논증: 논리적 설득
